최근 프랑스 파리에서 폐막한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 결과가 의미심장하다. G20은 회의 후 채택한 공동성명에서 이례적으로 최근의 식량·원자재값 급등이 세계경제의 커다란 위험요소이며 식량위기가 세계경제의 성장엔진을 멈추게 할지도 모른다고 경고해 큰 시사점을 던져 주었다.
그렇잖아도 주요 곡물의 국제가격은 이미 2008년 곡물파동 당시의 시세를 넘어섰다. 세계은행도 지난 1월의 전체 식품가격지수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0% 가까이 상승했다고 발표할 만큼 급등 추세가 심상찮다. 식량 부족이 튀니지·이집트 등 북아프리카와 중동의 시민혁명을 촉발하는 계기마저 된 것을 보면 G20의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식량위기의 직접적 원인은 기상이변에 따른 생산량 급감과 주요 곡물 수출국들의 수출 제한이다. 게다가 신흥국들의 경제성장에 따른 수요 증가와 투기자본까지 가세해 국제 식량가격은 앞으로도 상승곡선을 이어 갈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가격 상승세가 멈추지 않고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들마저 그 위험성을 경고하고 나섰는데도 식량안보에 대한 우리의 시각은 대체로 안이해 문제다. 정부가 주요 곡물의 비축제 등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정작 피부에 와 닿는 대책은 잘 보이지 않는다. 그러는 사이 구제역 등으로 국내 생산기반마저 붕괴돼 식량문제는 당장 우리 발등에도 떨어진 큰불이 되고 말았다.
식량문제는 땜질식 수입 확대만으로는 결코 해결할 수 없다. 지구촌의 식량 부족은 수입조차 불가능하게 할 수 있음을 생생히 보여준다. 국내 생산을 통한 자급률 제고에 정책의 초점을 확실히 맞추고 실효성 있는 세부대책을 세워 과감하게 실행에 옮겨야 한다. 이제는 식량안보의 절박성을 농업계뿐 아니라 정부 모든 부처와 국민이 공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