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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여름 미국의 50년래 최악의 가뭄으로 국제 곡물가격이 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2008년 곡물파동으로 쌀, 밀, 옥수수, 대두 등 주요 곡물가격이 2~3배 오른 이후 가격이 내려갈 줄 모르고 고공행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정부의 강력한 물가안정 정책에도 불구하고 식품가격은 계속 오르고 있다. 식품가공산업 원료의 90% 이상을 외국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로서는 식품가격의 오름세를 막을 수 없는 실정이다.
금년도 곡물지급률이 22% 수준으로 떨어진다고 하니 앞으로의 전망은 더욱 어둡다, 이러한 식량위기의 상황에서 우리 국민의 식량안보 의식은 너무 안이하고 무책임하다. 식량을 아끼고 절약해야 한다는 생각은 잊혀진지 오래고, 유통기한이 지났다고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마구 버리고 있다. 식량의 대부분을 외국에서 수입하면서도 전체 공급되는 식량의 30%를 음식물 쓰레기로 버리고 있는 오늘의 한국사회를 훗날 역사는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이제 곧 돈이 있어도 사올 식량이 없는 시대가 올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중국의 14억 인구와 인도의 12억 인구가 경제 발전해 우리처럼 고기와 우유를 먹기 시작하면 세계 시장에 나오는 곡물을 싹쓸이해도 모자란다. 식량곡물을 원료로 사용하는 바이오연료 생산으로 잉여농산물의 시대는 끝나고 곡물을 생산 공급하는 자가 마음대로 가격을 정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각 나라들이 식량 비축량을 늘이고 수출을 제한하는 식량전쟁의 시대로 돌입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에 우리의 대비책은 너무 허술하다.
한국은 세계 3위로 인구밀도가 높은 나라인데 좁은 면적에 70%가 산림으로 되어있어 지금처럼 잘 먹고 살려면 100% 식량자급은 불가능해 보인다. 그렇다면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지킬 것인가 하는 확고한 전략이 있어야 한다. 우리국민은 쌀(밥)에 콩반찬(콩나물, 두부, 된장찌개)만 있으면 한 끼 식사를 할 수 있다.
즉 우리는 쌀과 콩을 기본으로 하는 음식문화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쌀과 콩의 자급은 반드시 유지해야 한다. 다행이 우리는 쌀의 자급을 성취했고 세계무역기구(WTO)의 종용에도 불구하고 쌀 시장을 개방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그렇게 오래 버틸 수 있는 것 같지 않다. 선진국들이 걸어놓은 최소시장접근방식(MMA)의 덫에 걸려 매년 0.4%씩 의무수입량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2014년에는 국내 쌀 생산량이 먹고 남아도 40만톤의 쌀을 의무적으로 수입해야 한다. 이제 더 이상 버틸 수 없어 쌀시장을 개방할 수밖에 없게 된다는 것이다. 이제 남은 것은 우리 국민이 우리쌀을 스스로 지켜내는 일 뿐이다.
우리쌀은 예로부터 밥맛이 좋기로 유명하였다. 왜적이 한반도를 자주 침략한 것은 우리쌀 조선미(朝鮮米)를 얻기 위함이었다고 한다. 지금도 우리나라에서 잘 육종하여 최상의 품질을 나타내는 쌀을 일본쌀과 비교하면 우리쌀이 훨씬 맛이 좋다고 한다. 양질의 우리쌀을 최상의 품질이 되도록 관리하고 품질과 밥맛에 따라 차등을 두어 유통하는 일이 시급하다.
우리는 아직 쌀의 품질과 밥맛에 따른 등급제 유통을 하지 않고 있다. 이천쌀, 철원쌀 등 품질과 밥맛과는 관계없는 유통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쌀의 품질과 밥맛 기준을 정부가 정하고 이에 따라 가격을 달리하는 등급제 판매를 한다면 우리쌀은 개방화 시대에도 살아남을 수 있다. 소비자는 밥맛에 더욱 신경을 쓰고 최상의 우리쌀을 골라 사는 안목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 최상의 품질과 밥맛을 가진 우리쌀이 생산 유통되고, 국제경쟁력을 가진 우리쌀이 쌀시장 개방의 시대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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