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안보 문제가 국제사회의 새로운 의제로 떠올랐다. 잦아진 곡물가격 급등현상으로 국제곡물가격은 바야흐로 상승 내지 불안정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무역자유화를 통하여, 그리고 선물시장 등 시장기구의 도입으로 식량안보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국내외의 낙관적인 견해도 2008년 식량위기 이후에는 차츰 설득력을 잃고 있다.
한국의 식량(곡물)자급도는 1990년 43.1%에서 2000년 29.7%, 2012년에는 22.8%로 지속적으로 떨어졌다. 일본(2011년 28%)보다 낮은 수준으로 프랑스(174%) 미국(125%) 독일(124%) 영국(101%) 등과는 비교가 부끄러운 정도이다.
쌀 한 품목의 자급률 실현에 도취되어 우리 국민은 세계인이 우려하고 있는 전지구적인 식량위기에 지나치게 무관심하게 살아왔다. 식량위기가 발생하더라도 쌀은 창고에 가득 쌓여 있으며, 밀 옥수수 콩 등 수입곡물은 민간회사 비축물량과 수송 중인 재고물량으로 2개월 정도는 버틸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3~6개월 사이에 식량위기는 다시 진정되는 것이 상례였다.
오늘날의 식량자급률은 이러한 국민의 무관심을 배경으로 하여 하락하고 있으며 북한 핵 등 국방안보의 위기와 함께 국민의 안정적인 생활과 경제활동을 위협하는 중요한 요인인 것이다.
사료용 곡물이 수입증가 부추겨
곡물자급률의 하락은 주로 사료곡물의 소비증가가 이끌고 있다. 전체 곡물소비량 중에서 식량소비량은 1990년에 630만2000톤에서 2011년 505만3000톤으로 80%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반면 가공용 수요는 같은 기간에 329만1000톤에서 469만2000톤으로 1.4배, 사료용 수요는 630만1000톤에서 1053만9000톤으로 1.7배나 증가했다.
증가하고 있는 사료용과 가공용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곡물수입량은 1002만2000톤에서 1587만6000톤으로 1.6배 증가했다. 육류와 우유 등 축산물과 가공식품의 소비증가가 오늘날의 식량자급률 하락을 이끌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생산능력 강화, 선물시장 활용과 수입선 다변화, 비축제도 운용, 해외농업개발을 통한 곡물자주율 향상, 식량위기에 대한 조기경보시스템 구축, 음식물쓰레기 축소 와 합리적인 식량소비 등 식량안보 강화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무엇보다 답리작(畓裏作)으로 이용되지 않은 겨울철 유휴농지의 활용을 통한 식량의 국내생산능력 강화에 우리의 능력을 집중시켜야 한다.
한국의 국민 1인당 농지면적은 108평으로 중국(277평), 미국(1,683평)보다 훨씬 작다. 이렇게 좁은 땅마저 놀리고 있는 것이 문제다. 만약 답리작 이용가능면적(60만ha)의 절반인 30만ha의 유휴지를 청보리 등 벼이모작 조사료 재배지로 활용할 경우 건초 210만톤을 수확할 수 있다.
사료용 곡물 수입량 10% 정도 감축
이를 통해 140만톤의 배합사료 소비를 대체시킨다면 사료용 곡물 수입량을 10% 정도 감축시킬 수 있으며 식량자급률도 일정수준 유지해나갈 수 있다.
들녘별 경영체의 육성을 통한 쌀 이모작 경영주체의 확보와 작물재배와 축산의 순환농업체제 기반 구축, 이모작 재배를 조건부로 하는 쌀농사 고정직불제의 확충 등 경제적 유인시책 등이 적극적으로 개발·시행되어야 한다.
동시에 논 이모작 재배 활성화를 전담하는 기구를 만들어 정부 내의 분산·관리 되고 있는 생산과 소비 및 기술개발과 보급 업무를 통합·조정할 수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