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이번 만큼은 유통문제 해결되길 기대한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농축산물 값을 잡기 위해 실시했던 저율관세할당(TRQ) 확대를 자제키로 하는 등 직접적인 시장개입을 지양하겠다고 밝혀 농축산물이 물가주범이란 오명을 벗게 됐다. 이동필 농식품부 장관은 지난 22일 청와대에서 이 같은 내용의 유통정책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농식품부는 그 동안 일부 농업현장에서 정부가 TRQ 물량을 늘리는 등 단기적인 물가지수 관리에 치중한다는 비판에 따른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혔다.
농업 현장의 이 같은 의견을 반영해 정부가 정해 놓은 가격 안정대 내에서는 수입 등 직접적인 시장개입을 지양하겠다는 것이다. MB정부에서 ‘농축산물을 물가인상의 주범’으로 몰아붙이며 농축산물을 물가잡기의 희생양으로 삼았던 점을 상기해 볼 때 격세지감을 느끼게 해 준다. 동시에 농축산물 물가에 대한 접근법에 큰 변화가 기대된다.
가격안정대를 정해 놓고 가격 급등락 시 각각 주의, 경계, 심각 등 3단계별로 대응 방안을 마련한 것도 고무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여 진다. 농축산물 가격이 오를 때만 무차별적으로 수입물량을 늘려 농축산물 가격을 떨어뜨린데 반해 이번 정책에는 내릴 때도 오를때와 마찬가지로 적절한 조치를 취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가격 급등 시에는 산지점검, 시장조사를 우선 실시한 뒤 시장 상황에 따라 물량공급, 저율관세 증량, 해외물량 도입 등의 조취를 취하기로 했다. 가격이 급락할 때도 이와 마찬가지로 산지 점검, 시장조사를 실시한 뒤 저율관세 수입 연기, 시장 격리 등의 조치를 취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는 농식품부가 정해 놓은 가격안정대를 벗어날 때 취해진다. 가격안정대 내에서는 생산자의 자구노력과 소비자의 이해를 바탕으로 대응한다는 것이다. 농식품부는 아울러 이 같은 시스템을 성공시키기 위해 수급조절위원회를 설치·운영해 생산자와 소비자의 이해와 합의를 도출해 나가기로 해 진일보한 유통정책으로 평가한다. 여기에 하나 더 붙이면 가격안정대의 범위 역시 합리적인 수준에서 결정돼야 한다. 가격안정대가 지나치게 넓은 것도 문제지만 이와 반대인 경우 그 효과가 없거나 반감될 우려가 있다. 생산비의 정확한 산출을 비롯해 적절한 소득을 유지할 수 있는 수준에서 가격안정대가 정해져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농축산인들의 공감을 얻어야 한다.
생산자단체 중심의 조직화·규모화·계열화를 강력히 추진해 농업인은 5% 이상 더 받고, 소비자는 10% 이상 덜 내는 유통구조를 만들어 소비자, 생산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 반드시 이행되길 바란다. 산지의 경우 농협 전속출하조직을 육성하고, 소비지의 경우 직거래 확대 등 판매기능 강화를 추진키로 하는 등 구체적인 실행계획이 차질없이 추진돼 농협 유통비중과 직거래 비중이 늘어나야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음은 물론이다.
농축산인들은 적정한 소득보장으로 마음 놓고 영농에 종사하고, 소비자들은 안전하고 품질 좋은 농축산물을 싸게 구입할 수 있는 유통대책으로 마무리돼야 고질적인 농축산물 유통문제를 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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