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농림축산식품부는 2011년도 곡물자급률이 24.3%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당초 22.6%로 예상된데 비해 1.7% 늘어난 수치다. 그러나 이 같은 수치는 곡물생산량이 늘어난 것이 아닌 수요량이 줄어서 생긴 현상이다.
2010년 11월 구제역 발생에 따라 350여만 마리 가량의 가축이 살처분으로 사료용 곡물이 적게 소비된 게 가장 큰 이유이며, 사료 값 부담으로 옥수수 소비를 줄인 것도 곡물자급률이 늘어난 배경이다. 구제역 등 특이 사항이 발생하지 않을 경우 우리나라의 실제 곡물자급률은 22.6%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상기후 등으로 인해 세계 곡물수급이 불안하고, 이는 곧 곡물가격의 급등락으로 이어지고 있는 점을 감안해 볼 때 우리나라의 곡물자급률은 심각한 상황이다. 더욱이 곡물자급률을 근근이 지켜줬던 쌀 자급률마저도 2011년 83.0%로 떨어져 식량안보마저 위태로운 상황이다.
식량안보를 강화하고, 곡물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국내 생산기반을 확대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1990년 43.1%였던 우리나라 곡물자급률은 자급수준을 유지했던 쌀 생산량이 급감하자 지난 20년간 무려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1970년 120만ha였던 쌀 생산면적도 2012년 85만ha로 30% 가까이 줄어들었다. 쌀 재배농가의 소득이 떨어진 것은 물론이다. 2004년 865만원까지 증가했던 농가 호당 쌀 소득이 2011년 625만원으로 감소한 것이다.
식생활변화에 따라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이 1990년 119.6kg에서 2000년 93.7kg, 2012년 69.8kg 등으로 감소함에 따른 불가피한 측면도 없지 않으나 주식인 쌀 생산량 감소는 식량안보와 직결된다는 측면에서 정책적인 고려가 있어야 한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달 22일 청와대 업무보고에서 식량안보 강화를 위해 22.6%에 불과한 곡물자급률을 2015년까지 30%로 높이기로 한 것은 다행이다. 쌀 농가보호를 위해 쌀 고정직불금을 1ha당 70만원에서 2017년 100만원으로 상향 조정한다는 계획도 포함됐다.
농식품부는 이를 위해 주어진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곡물생산을 확대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곡물자급률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농식품부가 곡물자급률을 높이기 위한 정책의지를 분명히 하고, 정책과제를 실천해 나가야 한다.
식량작물 재배에 필요한 우량농지를 최대한 보전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하고, 유휴농지의 활용, 공공비축 물량 및 품목 확대, 해외곡물도입 역량 확충을 통한 자주율 확대, 쌀 농가소득 지지를 위한 목표가격 재설정 등이 그것이다.
글로벌 곡물시장이 불안정한 가운데 농식품부가 곡물자급률 목표치를 설정하고, 구체적인 실천과제를 제시한 것은 충분한 가치가 있다. 이번에야 말로 풍흉에 관계없이 우리나라 쌀 자급률을 비롯한 곡물자급률이 향상되길 진심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