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소비자단체와 정계에서 유전자변형식품(GMO) 표시제도에 관한 논의가 활발히 벌어지는 가운데 식품업계는 소비자에게 오해를 줄 소지가 많다는 이유로 표시제도의 확대를 꺼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3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 소비자정의센터는 국내 주요 제품을 대상으로 GMO 표시실태 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13개 식품업체에 GMO 사용 여부와 원산지 확인을 요청하는 공개질의서를 발송했다.
경실련이 발표한 GMO 표시실태 조사결과에 따르면 조사제품 138개 중 80%에 해당하는 108개가 수입 대두 및 옥수수로 만들어졌지만 관련 표시가 있는 제품은 단 한 개도 없었으며, 대부분 정확한 원산지가 표시되지 않았다.
현재 유전자재조합식품 등의 표시기준은 GMO DNA가 식품에서 검출됐는지를 기준으로 원료 함량 상위 5순위 이내 식품에 한해 표시토록 규정한다. 그러나 유럽은 GMO 농산물이 식품 원료의 사용 여부를 기준으로 잡고 원재료 순위와 무관하게 모든 제품에 표시를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GMO가 안전상 위해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소비자의 거부감이 있다”며 “표시제도 확대에 앞서 소비자들의 인식을 먼저 개선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GMO를 배제한 가공식품은 많지 않을 것”이라며 “GMO를 배제한다면 각 업체들마다 생산과 유통, 설비 등 전 분야에 걸친 비용 증가를 유발시켜 식품가격 상승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철호 한국식량안보재단 이사장은 “유럽은 GMO의 안전성 논란을 그들의 농업을 보호하기 위한 무역장벽으로 적극 이용하고 있다”며 “충분한 과학적 위해평가를 거쳐 안전하다고 수입을 허용한 상태에서 굳이 표시제를 시행한다는 것은 국민에게 애써 위화감을 주겠다는 꼴”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운룡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 10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출받은 ‘GMO 농산물 수입현황’ 자료를 공개하면서 논란에 불을 지폈다. CJ제일제당, 사조해표, 삼양제넥스, 대상 등 4개 업체가 최근 3년간 수입한 GMO 농산물은 486만8천톤으로 전체 수입물량의 86%에 달한다.
이 의원은 “원재료 함량 순위와 GMO 성분 잔류 여부와 관계없이 모두 표시하도록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며 “소비자의 알권리를 충족시키기 위해 이달 중 식품위생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