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곡물자급률 30% 달성’ 시기를 어처구니없는 이유로 기존 계획보다 2년 늦춘 것으로 드러났다. 박근혜정부가 식량안보 문제 해결을 국정과제 중 하나로 추진 중이지만, 오히려 이전 정부보다 안이하게 대처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정부는 곡물의 국내 소비량(사료 포함) 중 국내 생산량이 차지하는 비율인 곡물자급률을 2017년까지 30%로 높이고, 2022년에는 32%를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우리나라의 곡물자급률은 1990년 43.1%에서 2000년 29.7%로 하락한 뒤 2012년에는 23.6%로 계속 추락하고 있다.
하지만 2년 전에 정부는 국제 곡물가격 불안과 기상이변 등 식량안보에 대비하기 위해 곡물자급률 목표치를 2015년까지 기존 25%에서 30%로 상향 조정하고, 2020년까지는 32%로 높이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정부는 “세계적으로 식량위기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가고 있어 국민에게 안정적으로 안전한 먹을거리를 제공하는 식량안보의 중요성이 갈수록 증대되고 있다”며 “국내외 여건변화와 식량안보에 대한 인식증가 등을 반영해 목표치를 잡았다”고 설명했다. 식량안보의 중요성이 커져 목표를 상향 조정하고 추진대책까지 마련했지만, 불과 2년 만에 목표 달성 시기를 2년씩 연기한 것이다.
정부의 목표 달성 시기 연장 이유는 황당하기조차 하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박근혜정부의 임기가 2017년까지이다 보니 기존 2015년에서 목표 시기를 늦췄다”고 말했다. 단순히 정부 임기와 맞춰 목표 달성을 하겠다며 국내외 여건 등에 큰 변화가 없는데도 자급률 달성시기를 늦춘 것이다.
주무부처의 식량안보에 대한 인식이 이렇다 보니 대책도 과거와 별반 다르지 않다. 정부는 2017년 곡물자급률 30% 달성을 위해 간척지·유휴농지 활용과 동계 이모작 확대를 추진하고, 우량농지 보전 강화, 생산기반 정비 등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2011년 대책으로 발표했던 ▲논밭 기반 정비와 논 이용 다양화 ▲겨울철 유휴농지 활용 등 농지의 다각적 활용 ▲남는 쌀과 조사료를 활용한 곡물 수입수요 대체 등의 내용과 똑같다.
이밖에 농식품부는 2017년까지 농촌인구 비중을 전체 인구의 19.0%로 높일 계획이다. 농촌인구 비중은 1990년 25.6%(1110만명)에서 2010년 18.0%(875만명)으로 매년 떨어지고 있다. 2017년까지 19%가 되려면 추계인구를 감안할 때 약 93만명이 늘어야 한다. 2017년 농식품 수출액 100억달러 목표도 지나치게 높다. 지난해 농식품 수출액(56억달러)의 1.8배인데, 올해 목표인 60억달러 달성도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