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 생산농가의 어려움이 심각하다. 현재 콩 산지가격은 지난해 절반 수준으로 하락했다. 콩 생산이 지난해보다 증가한 이유도 있지만 무엇보다 두부 제조업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한 데 영향이 크다. 두부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해오던 풀무원 등에 납품되던 두부 원료용 국산 콩의 판로가 막힌 탓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콩값 지지를 위해 콩 수매량을 3128t에서 최대 8500t까지 늘리기로 했다. 하지만 이것으로 시장의 콩값을 안정시킬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와 함께 동반성장위원회에 두부 제조업의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 재검토를 요청했다. 농가와 생산자단체들도 국산콩 사용에 한해 대기업도 두부제조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을 강력히 요청하고 있다. 그러나 동반위는 이를 거부했다.
두부 제조업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한 이후 두부 시장 규모가 축소되고 있다. 올 9월까지 274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837억원)에 비해 3.2%가량 줄었다. 반면 중소기업의 시장점유율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1%포인트 늘어난 정도다. 결과적으로 국산콩 소비만 발목이 잡힌 꼴이다.
문제는 앞으로다. 소비 구조상 소형매장 중심의 수입콩두부 시장 규모가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풀무원 등이 지난해와 올 초 수매한 재고 물량도 부담이다. 향후 생산과 소비에 연쇄적 파장이 예상된다.
두부 제조 관련 규제는 하루빨리 해결돼야 한다. 콩 생산량을 늘려온 정부의 정책과도 배치된다. 수매로 해결될 일이 아니다. 정책목표에 걸맞은 내실을 갖추려면 획일적인 규제가 아니라 생산과 시장 환경에 맞춰 개선하는 게 옳다. 국산콩의 설자리를 잃게 하는 시장 규제는 문제가 있다. 콩 저율관세할당(TRQ) 물량을 배정할 때 국산콩 사용량에 따라 배정량에 차등을 두는 장치도 마련해야 한다. 동반위의 적합업종 지정 재검토를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