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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식품의 위기… 원로에게 길을 묻다 ① - 식품외식경제
[ 2018-07-10 16:12:51 ]
글쓴이  
관리자
조회수: 259        
링크 #1  
http://www.foodbank.co.kr/news/articleView.html?idxno=55115 , Hit: 76

“전통식품의 산업화・상품화는 명분과 의지만으론 어려워”


전통식품의 위기… 원로에게 길을 묻다 ① 이철호 고려대 명예교수 


▲전통식품산업이 무너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최근 10년간 전통식품산업은 빠른 속도로 위축됐다. 다른 요인들도 많지만 정부 차원의 규제도 큰 문제다. 중소기업 고유업종, 적합업종에 이어 최근 생계형 적합업종까지 산업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규제로 오히려 성장을 막는 결과를 낳고 있다. 

식품산업과 전통식품산업을 대하는 시각은 분명히 달라야 하는데 일반적으로 이를 동일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많다. 이는 공정위 등 정부도 마찬가지다. 흔히 ‘집에서 만드는 것인데 양을 좀 늘리면 되지 않나’라고 생각하면서 대기업의 진입을 막고 식품 중소기업에 기회를 주고자 한다. 하지만 4인 식사를 준비하는 주부와 4천 명 이상의 단체급식을 준비하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다. 

특히 전통식품을 상품화하고 수출까지 고려한다면 많은 인프라와 노하우가 필요하다. 식품은 그 특성상 계속 품질이 변하고, 식중독 등 위생안전도 고려해야 하며, 유통할 경우 저장성을 감안해야 상품화 할 수 있다. 
전통을 지켜가는 중소식품 업체를 보호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현장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쉽지 않은 일임을 알 수 있다. 중소기업끼리는 전통산업을 이어가기 어렵다. 

일례로 된장 고유의 특성을 유지하면서 살균 공정을 수립하거나 포장재 선택, 교통라인 설립 등은 중소기업에서 하기 힘들다. 외국의 치즈공장이나 아이스크림 공장은 매뉴얼이 다 돼 있지만 전통식품은 그렇지 않다. 그런데 이런 현장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정책방향을 잘못 잡아 중소기업에게 이런 일을 떠넘기니 전통산업이 죽을 수밖에 없다. 

전통식품의 산업화‧상품화는 명분과 의지만으로 계승하기는 어렵다. 창의력과 대단한 기술을 가져야 그나마 접근할 수 있는 것이다. 전통식품산업의 모델을 가지고 있단 것만으로 사업화‧상품화 한단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전통식품산업의 활성화를 위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상생방안은 무엇인가? 
“전통식품산업에 대기업이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연구능력을 가진 대기업에서 저장이나 포장, 분배시스템 연구 등에 투자해 상품화해야한다.
김치를 고급화해 소비자 입장에서 중국김치와 프리미엄 국산김치 중 선택하게 하는 것이다. 중국이 따라할 수 없는 보쌈김치 등에 대한 마케팅도 이뤄져야 한다. 이처럼 프리미엄 김치 사업에 포커스를 맞출 필요가 있다. 

지난 2000년대 후반부터 일본에 막걸리 붐이 일면서 중소기업들이 우후죽순으로 싼 막걸리를 수출해 품질이 떨어지는 일이 발생했다. 이 또한 정부차원에서 대기업의 프리미엄 제품 개발 및 수출 확대 노력을 장려하는 한편 과당경쟁을 막고 품질관리에 나서야 한다. 
전통식품을 제조하는 중소기업은 해외수출하기에 개발규모가 작다면 무조건 지원만 받아 대기업을 따라가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지난 트럼프 대통령 방한 때 청와대 만찬 메뉴의 소스로 활용된 담양 기순도 명인의 간장이나 자력으로 공항 면세점에 입점해 한과 세계화를 직접 실천하는 김규흔 명인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전통식품도 차별화, 고급화를 통해 경쟁력을 키우고 홍보·마케팅에 힘을 쏟아야 한다. 
다만 이 과정에서 정부의 지원은 필수적이며, 인적·물적 인프라를 갖춘 대기업과의 협업이 뒤따라야 한다. 제조부터 유통까지 전 라인을 대기업과 함께 생산하거나 제조와 판매를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역할을 나눠 협업하는 일도 가능하다.”

▲전통식품은 원료에 따른 제품 품질과 가격 차이가 큰데 어떤 방향으로 해결해야 하나?
“수입 콩과 국산 콩 가격은 최대 5배 정도 차이가 난다. 국산 콩으로 만든 전통 장류가 경쟁력이 떨어지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가격이다. 부족분을 보충하고 가격 안정화를 위해 aT는 1kg당 1020원에 수입 콩을 판매하고 있다. 

이럴 것이 아니라 기업에서 수입 콩을 구매할 때 같은 양의 국산 콩을 사게 하고 정부는 이를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해야 소비처가 늘고 우리 농민들이 국산 콩을 더 생산하지 않겠나? 농림축산식품부에선 국내산 원료 사용만을 고집하기보단 위에서 언급했듯이 국산 원료로 프리미엄 제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국내산 원료를 사용한 제품은 수입산 원료 사용 제품과의 차별성을 둬야 한다.”

▲1인 가구, 가정간편식 인기 등 식품 트렌드 변화에 전통식품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국내에서 판매 중인 일부 이유식에는 치즈가 들어가는 등 유아기부터 서양식 식재료에 노출되며 그 맛에 길들여진다. 당연히 성인이 돼서도 그 맛을 찾게 된다. 이제는 서양식 재료대신 동치미 국물을 이유식에 첨가 하는 등 맛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선에서 전통식품을 넣을 필요가 있다. 우리 음식의 맛을 유아기부터 뇌리에 심어줘야 한다. 

최근 1인 가구 등 젊은 세대들은 가정간편식을 손쉽게 자주 섭취한다. 수요가 많은 만큼 품질이 떨어지는 값싼 간편식들이 대량으로 쏟아지는데 전통식품을 활용한 수준 높은 제품이 생산될 수 있도록 식품기업과 협업할 필요가 있다. 대기업에서 많은 연구를 통해 전통식품을 활용하고 첨가물을 가능한 적게 사용한 가정 간편식을 생산하면 건강에 해롭다는 부정적 인식과 전통식품에 대한 거부감을 모두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전통식품산업 관련 기관 및 단체 등에 당부하고 싶은 말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금처럼 품질관리 및 위생안전을 기반으로 식품유통이 이뤄지도록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규제와 함께 기업 간 상생을 지원‧육성하고 관리해야 한다. 해외 벤치마킹을 통한 연구가 필요하며 분야별 전문가를 양성해 전통식품에 관한 시스템과 계획을 이어갈 수 있어야 한다. 
언론에선 전통식품산업 관련 문제점들을 객관적으로 꼬집어 정부 및 기관, 관련업체 등의 태도가 바뀌도록 노력해야 한다.”


윤선용 기자 blues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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